이번주는 내향인으로써 도전적인 주 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소문난 대문자 I 내향인인데요. 이번주 내내 회사에서는 처음 만나뵙는 분들과의 외부 미팅이 있었고 심지어 하루에 두 건인 날도 있는데다, 지인들의 약속까지 겹쳐서 제 한정된 감정 에너지를 잘 배분하고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숙제였습니다. 이 모든 미팅 혹은 만남에서 제가 관찰자가 아닌 주도적인 모더레이터 역할을 해야하는 것이 부담이었는지 악몽을 꾸기도 했습니다. 하하
연차가 쌓이고, 팀원들이 생기고, 엄마가 되었어도 저는 저라서 참 변함이 없네요. 사우님의 한 주는 어떠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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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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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쓴 문구관찰일지 같이 보실래요?
✎ 알아두면 쓸모있는 신상 문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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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미 리추얼 <하루 하나 좋아하는 것 디깅하기>
이 기록은 모여서 나중에 어떤 기억이 될까? 문구관찰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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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들은 제가 여러번 말씀드려서 아시겠지만, 밑미에서 <하루 하나 좋아하는 것 디깅하기>라는 리추얼을 리딩하고 있습니다. 저는 문구관찰일지를 쓰는데요. 어떻게 쓰고 있는지 궁금하신 사우님도 있으실테고, 대체 좋아하는 것을 디깅하는 게 어떤 것인지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고 싶은 사우님도 있으실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그동안 쓴 문구관찰일지를 가져와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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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코의 컬러 딜라이트 8컬러
8가지 색상의 색연필이 한 바디에 들어있는 이 제품은 가장 윗 부분을 돌려 원하는 색을 선택한 다음, 땅콩 모양처럼 생긴 손잡이를 밀면 드르륵하는 색연필이 나온다.
디깅을 하며 자세히 관찰해보니, 앞 부분에 움푹 파인 곳에 중지가 싹 감싸지면서 편안한 그립감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건 의도된 디자인일까?!
펜코를 출시하는 모브랜드는 '하이타이드'라는 일본 후쿠오카에서 시작된 브랜드이다. 1994년 서퍼였던 시바사키 고로가 창업했는데, 그가 출시한 다양한 컬러의 작은 수첩이 하이타이드의 시작이었다. 하이타이드가 이런 다채로운 색상의 수첩을 시장에 내놓은 뒤, 수첩 시장은 크게 달라졌다고 한다.
이후 2015년, 시바사키의 파트너이자 친구였던 타케노 준스케가 브랜드를 이어받아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가상의 미국 펜 회사가 만드는 미국식 볼펜'이라는 세계관으로 탄생한게 '펜코'로 하이타이드 내에는 펜코를 포함하여 네에, 뉴레트로 등 18개의 문구 브랜드가 있다. 주로 70년대 미국 영화에 나올 법한 문구 제품들을 디자인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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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임펜은 왜 네임펜일까?
네임펜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다가 펠트펜의 기원까지 디깅했다.
'사인펜'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사실 일본 pentel이 발명한 펠트팁펜의 상품명이다. '매직' 역시 우치다 다요우쿠우의 매직 잉크라는 상품명을 줄인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네임펜도 사실 상품명이 카테고리명이 된 케이스.
네임펜의 원조를 찾긴 어려웠지만 일본에서 네임펜 또는 오나마에(이름)펜 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있는데 히스토리를 찾아보니, 크래파스로 유명한 일본의 문구회사 사쿠라에서 1969년 '마이네임'이라는 상품명의 펜을 발명했다고 한다. 상품명에 걸맞게 이름을 쓰는 용도로 개발 되었는데 기존 매직과 무엇이 다르냐하면, 수지를 더 첨가하여 옷과 같은 패브릭 소재에 써도 염료가 잘 달라 붙어 번지지 않고 선명하게 써지고 지워지지 않는 것이 핵심 차이점이라고 한다. 아직도 사쿠라에서는 마이네임펜으로 50년 넘게 출시되고 있는데, 기저귀용과 같이 더욱 세분화하여 개발 중이다.
한국의 모나미 역시 '네임펜'이라는 상품명으로 출시 중인데 아쉽게도 언제부터, 왜 네임펜으로 출시되었는지는 찾을 수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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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tel multi 8
상품명에 따라 조금씩 다른 구성으로
803ST _ 색연필 4종, 볼펜 3종, 연필 1종의 세트이고
802ST _ 색연필 8종, 리필심의 세트이다.
이렇게 얇은데 색연필 4종에 볼펜 3종 연필까지 들어있는 슈퍼멀티펜. 노크 부분을 회선시켜 원하는 심을 맞춘 후 노크하면 심이 쭉 내려온다.
이런 멀티 색연필은 펜코를 비롯해서 찾으려면 찾아볼 수 있지만 멀티8처럼 바디가 12mm 두께로 놀랍게 얇고 가벼운데다 필기감까지 훌륭하다. 다만 구조상 필기시 다른 심들이 움직이면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난다.
1988년 첫 발매가 되었고, 1989년 롱라이프디자인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야후 옥션에서 미개봉 '쇼와레트로 멀티8세트'를 구매했는데, 지금 출시되고 있는 것과 로고가 다르다. 알아보니 pentel 이라는 둥근 영문 로고는 1971년부터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것이고 히라가나 로고 사용시기가 따로 있었나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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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FA Pocket Poki
올파의 포켓포키. 부러뜨린 커터칼날을 버리는 통으로 한 번 칼날을 넣으면 다시 꺼낼 수는 없어서 안전하다. 원래는 작은 틴케이스에 칼날을 모아놓곤 했는데 한 번은 아이가 한창 서랍을 뒤지는 것을 좋아할 나이에 그걸 꺼냈고, 열어서 칼날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것을 보고 삼키지는 않았을까 아찔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 포켓 포키는 열 수 없어서 안심된다.
올파는 1956년 요시오 오카다가 설립한 회사로 세계 최초로 스냅 오프커터를 발명했다고 한다.(손으로 잘리게끔 홈이 나 있는 칼날로 초콜릿이 잘리는 것과 깨진 유리 가장자리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러한 칼날의 각도와 길이는 올파를 기준으로 생산해서 사실상 세계 표준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다양한 칼을 제작하고 있고 설계, 개발, 제조까지 모두 일본에서 한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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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 metal case
23년 2월에 출시된 메탈 샤프심 케이스. 본격적으로 디깅하기 전 이런 궁금증들이 떠올랐다.
1. 기존의 플라스틱 케이스를 이용해도 상품성에 큰 이슈가 없는데 메탈케이스를 출시한 연유는 무엇일까? 심 내용이 달라진 것도 아닌데!
2. 샤프 시장에서 어떤 주목 포인트가 있었나?
3. 이 상품이 얼마나 큰 매출 기여를 할 수 있을까? 매출에 큰 기여도가 없다면, 어떤 가치를 가장 큰 '출시해야 할 이유'로 꼽았을까?
보도자료를 찾아보니 이런 사실들을 알 수 있었다.
샤프펜슬 분야에서 기능과 소재를 내새운 고가격대가 인기를 끌고 있음을 포착. 샤프심 케이스 또한 기존의 것과 다른 유니크함을 찾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출시함. 부품까지 모두 메탈인 풀 메탈 소재의 묵직하고 고급스러운 외관과 부드러운 슬라이드 개폐가 특징으로, 0.3mm의 샤프심 출시 등 소비자의 니즈는 더 디테일함을 요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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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제가 쓴 문구관찰일지의 일부인데요. 내가 이걸 왜 관찰하고, 기록으로 남기고 있지? 하는 생각을 하다가 이런 생각의 디깅을 한 적도 있습니다.
역사는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문구는 기록이 없어서 아쉬운 게 많다. 제임스 워드의 <문구의 모험>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물건들 뒤에 있는 사람들, 브랜드 뒤에 있는 그들의 이름, 그들의 삶, 그들의 역사, 그들은 누구였을까? 그들의 이야기는 무엇일까? 나는 그런 것을 알아내고 싶었다."
어떤 생각으로 지금까지 이 일에 종사하고 있는지, 처음 이 물건을 만든 건 어떤 계기였으며 어떤 서사가 있었는지. 그런 이야기 안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 그 사람의 희노애락, 문구를 통해 이런 고유한 서사를 더 알아보고 싶은데 기록이 너무 안 남아있다. 특히 '작고 돈이 안되는 분야'일수록 가치를 지속시키는 일에 인색하다. 이렇게 문구를 기록하면 나중에 이 기록이 누군가에게 닿아 기억이 연장되지 않을까?
좋아하는 일을 지속하다보니 그런 사명감을 느낄 때가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단순히 '좋다'는 감정 이상의 동기가 생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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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비타민 같은 문구점, 지헤이에서 여름맞이 선물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습하고 더워서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나는 요즘 같은 날씨에 꼭 필요한 보고만 있어도 기분전환이 되는 샛노란색의 선물이네요! |
『괜찮은 오늘을 기록하고 싶어서』를 썼고, ‘빵이 문구’를 운영 중인 빵이 작가님을 아시나요? 일상 그 자체가 아기자기해서 그야말로 '손민수'하고 싶은 일상을 보여주셔서 매번 감탄하는데요. 원모어백에서 빵이 작가님의 첫 번째 오프라인 단독 팝업스토어 「어서오세요 빵이문구」가 열린다는 소식입니다.
📍팝업 기간 : 24년 7월 12일(금)~8월 5일(월)
📍오프라인 :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6-1, 2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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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들어와 우다다 레터를 다 쓰고 다니 벌써 새벽 시간이네요. 오늘 레터는 이렇게 줄입니다.
오늘 레터는 어떠셨나요? 격주로 메일을 발행하고 나면 독자 의견함을 들락날락하며 사우님께서 남겨주시는 코멘트를 보는 설레임에 이 레터를 쓰는 동력을 얻습니다. 늘 응원해주시는 사우님, 감사해요!
오늘도 구구절절한 저의 편지를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 오늘은 여유로운 하루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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