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더워도 너무 덥습니다. 입추가 지났는데도 불같은 더위는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요란스럽게 천둥번개에 세찬 소나기가 내리네요. 제 편지를 받아보시고 독자 의견함에 늘 '지치지 말라'며 응원해주시는 사우님이 계신데요. 처음에는 씩씩한 인삿말에 눈길이 가다가 이제는 저 역시도 주변에 '지치지 말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덥다'를 외치다가도 신선한 밤 바람이 느껴짐을 깨닫는 순간 '여름이었다'며 이 열정적인 계절을 또 그리워하게 되겠죠?
오늘 레터에는 사우님들을 위한 작고 귀여운 선물을 준비했어요. 지난번 제가 지쳤을 때 많은 분들이 제 편지 잘보고 있다, 더 쉬어도된다, 언제든 기다리겠다며 응원해주셨잖아요? 그 마음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준비했습니다. 사실 콘텐츠를 위해, 취미생활을 위해 문구를 구매할 때면 제 것 말고도 한 두개씩 더 구매하곤 하는데요. 사우님들과 나누고 싶어서요. 이벤트를 열고 당첨자 발표하고 택배보내는 것도 꽤나 신경이 쓰이는 일이라 마음만큼 선물을 자주 드리지 못해 늘 죄송한 마음이 있습니다. 조금 더디더라도 이렇게 한 번씩 선물 들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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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편지
✒︎
✎ 기분을 초록으로 만들고 싶어서
쿠레타케 카라포 펜
✐☡ 기분을 초록으로 만들고 싶어서, 펜 색상 커스텀하기
요즘 밤마다 비도 세차게 내리고 공기에서 진한 초록의 내음이 나는 한여름입니다.
이전 같았으면 이 계절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고 자세히 살펴보려고 하지 않았을텐데,
현재 제 상태와 대비되는 이런 강렬하고 진한 계절이 자꾸만 의식됩니다.
저는 지금 한겨울 오후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지난번 보내드린 휴재 편지에 쓴 글인데요. 여러가지로 기분이 나아지고 있어 다행인 요즘입니다.
한겨울 오후와 같은 쓸쓸하고 외로운, 무망감을 느끼는 상태에서는 벗어난 것 같아요. 나아지기 위해 상담 등 다양한 것들을 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로 '펜의 컬러를 바꿔볼까?'싶었어요. 문구인다운 생각이면서도 보통 문구인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스스로 하기도 했습니다.
한겨울 가운데에 있는 기분을 바꾸고 싶어서 여름의 생기가 느껴지는 정말 맑은 초록 색상이 쓰고 싶더라고요. 여러 펜의 초록색을 찾아봤지만 제가 원하는 살아있음이 느껴지는 초록은 끝내 발견하지 못하다가, 어느날 '잉크 자체를 구매해서 펜에 넣으면 되잖아?'하는 생각에 도달했습니다. 만년필은 너무 각잡고 쓰는 것 같았고 좀 가볍게 쓰고 싶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찾은게 쿠레타케에서 나오는 카라포(Karappo) 펜입니다. 직역하자면 '공병 펜, 빈 펜'인데요. 잉크를 넣는 심지를 잉크병에 꽂아 잉크를 빨아드린 뒤 꽂으면 펜촉을 통해 잉크가 흘러나옵니다. 필기감은 모나미의 플러스펜과 비슷합니다.
웹 화면상으로 확인한 컬러 중 제가 딱 원하는 색상은 품절이어서 여러번 고민하다가 결국 세일러 시키오리 와가우구이스 색을 구매했는데요. 완두콩 같은 컬러가 역동적으로 활기찬 초록은 아니지만 잔잔한 봄결의 초록 같기도 해서 쓰면 쓸 수록 마음에 듭니다. 사실 제가 사고 싶던 컬러는 좀 더 진한 청록에 가깝긴 한데요. 다음번 기분이 정말 초록일 때 만나면 더 반가울 것 같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을 기약합니다.
(아래 이미지에서 잉크 색상명: 시계 방향으로 초록색부터 세일러 시키오리 와가우구이스, 세일러 시키오리 요자쿠라, 세일러(앙코라) 탄생석/탄생꽃 잉크 4월 다이아몬드/사쿠라)
기분을 초록으로 만들고 싶어서 요 며칠 초록에 집착한 한 주였어요. 펜 색상을 바꿔서 그런건지, 그냥 자연스럽게 시간이 지나서 마음이 나아진건지 몰라도 효과가 없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마음에 드는 초록을 찾기 위해 다시 설레는 마음으로 찾는 행위, 그렇게 신중하게 초록을 골라 구매하고 기다리면서 상상하는 즐거움, 드디어 잉크가 도착하여 잉크를 넣고 시필을 해보는 두근거림까지 모두 다 기분을 바꾼는 데 도움이 된 것 같거든요. 사우님도 기분을 바꾸고 싶으시다면 펜 컬러를 바꿔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사우님을 위한 선물 이벤트
문구 미니어처 키링을 선물로 드려요!
제가 이전 메일에도 말씀드렸지만 미니어처 문구까지도 모은다고 했잖아요? 요즘 이런 지퍼백에 작은 오브제를 넣어 키링을 만드는 걸 보고, 제가 모아놓은 미니어처가 '이제야 빛을 발하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아둔 미니어처를 몽땅 키링 만드는 데 사용했어요. 레트로 학용품 미니어처를 사용한 문구 미니어처 키링을 3분께 선물로 드립니다! 참여 방법은
1. 지금 이 이벤트란을 찍어서 스토리에 올리고
2. @mungugirl 저를 태그해주세요!
총 3분을 뽑아 아래 사진에 있는 키링을 랜덤으로 보내드릴게요!🍅 (단, 비공개 계정은 저를 태그하셔도 제가 확인할 수가 없어요. 이 점 참고해주세요.)
<하루 하나 좋아하는 것 디깅하기> 리추얼
3개월 차 새내기 리추얼 메이커의 소회
요즘 브런치에도 글을 쓰고 있어요. 인스타그램과 뉴스레터에는 문구를 중심으로 한 '문구소녀'이야기가 있고, 브런치에는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는 삶, 커리어 아키이빙과 같은 제 본캐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는 담지 못하는 더 긴 글이 많은데요. 이번에는 밑미 리추얼 메이커로 활동하고 있는 소회에 대한 글을 썼어요.
좋아하는 것(문구)를 디깅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좋아하는 것과 디깅을 나눠서 바라보는 관점, 그래서 이 리추얼을 하는 가치와 이유에 대해서 적어보았습니다.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면 제 브런치로 연결됩니다.)
5. 좋아하는 것을 디깅 하면 할수록 나만의 관점과 취향이 단단해진다. 이는 곧 자신감으로 연결된다. 나는 내가 문구를 좋아한다는 것을 인터넷 세상 외에는 말하지 않았다. 나라는 사람이 문구소녀라는 부캐를 가지고 있는 것 또한 친한 사람들 아니면 들키지 않으려고 했던 시절이 있다. ‘문구’를 좋아한다는 게 어떻게 인식될지 괜히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좋아하는 마음을 디깅 할수록 내가 왜 좋아하는지, 어떤 점들에 매력을 느끼는지를 알게 되니 이제는 당당하게 내가 문구소녀라고 밝히고 문구를 좋아한다고 더 다양한 방식과 다양한 곳에서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외에도 좋아하는 것 디깅하기의 효능(?)이 궁금하시다면…? 🍊저와 함께 <하루 하나 좋아하는 것 디깅하기>를 통해 삶의 중요한 가치와 우선순위를 발견하고 나다운 삶에 대해 디깅 해보실 분은 여기를 클릭해 신청해 주세요! ➡️ 9/6까지 신청 가능해요!
사우님, 지치지 않고 오늘 하루를 만끽하시길! 저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아래의 '독자 의견함'에 답장 보내주세요✏️ 늘 제 편지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