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달력에 굳이 표시해 두지 않아도 ‘곧 뉴스레터를 발행해야 하는 날 아닌가?’하는 몸의 감각을 느낍니다. 비로소 몸까지 한 달에 두 번 편지를 쓰는 일을 기억하고 있다니, 꾸준히 해왔다는 반증같아서 스스로가 대견하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가을이 왔나~ 싶었는데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듯 다시 뜨겁게 매운맛을 보여준 날씨였는데요. 그러던 중 밤새 비가 내리더니 이제는 조금씩 온도도 내려가긴 하더라고요. 무엇보다 밤이 길어지고 있음을 체감하는 요즘입니다. 이렇게 계절이 바뀌면 괜히 쇼핑하고 싶어지지 않으신가요? 가을 옷도 사고 싶고, 그에 맞춰 신발도, 가방 욕심도 나고 물욕이 넘치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다 사고 싶지만 지갑 사정이 어디 그에 맞춰 늘어나지 않는 게 제일 아쉬운 부분인 것 같은데요.
그래도 실망하지 마세요. 작은 것으로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문구 쇼핑'이 있으니까요! 이번 편지에는 제가 요즘 주목하고 있는 '신상 문구' 소식을 전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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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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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찐 만년필 덕후의 만년필 탐구 일지
✎ ZARA다운 문구들
✎ 인테리어에 문구 한 방울, 연필 쿠션 커버
✎ 혹시 스티커 좋아하세요?
<만년필 탐심> 24년 개정판 출간
✐☡ 찐 만년필 덕후의 만년필 탐구 일지
혹시 만년필 좋아하세요? 만년필 좋아하신다면 아마 이 분도 잘 알고 계실 것 같아요.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만년필을 수집하고 연구하며 만년필 동호회 '펜후드'를 만들어 만년필의 매력에 대해 널리 알리고 있는 대한민국 유일 만년필 연구소장, 박종진 소장님. 지난 2018년 출간된 '만년필 탐심'이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얼마 전 24년도 개정판이 나왔다는 소식을 보곤 사우님께도 소개하고 싶었어요!
만년필을 보고 어떤 시기에 출시된 만년필인지, 어떤 만년필인지 추측해보는 이야기들이 마치 만년필 추리 전문 탐정 같기도 하고, 히틀러가 쓴 만년필부터 엘리자베스 여왕이 쓴 만년필까지 인물+만년필 조합으로 이야기를 해주시는 게 흥미롭습니다. 역사적 정보는 물론이고 기술적 정보도 쓰여있어서 만년필에 관심을 갖고 싶다면 한 번쯤 읽어보시길 추천해 드려요! 개정판은 기존의 에피소드에 16개의 새로운 이야기가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ZARA HOME 다들 아시나요? 패션도 그렇지만 트렌디함에 자라다움을 녹여 언제나 닮고 싶은 멋진 어른을 떠올리게 하는 브랜드입니다. 그런 멋진 어른이 사는 집은 어떨까요? 그런 집에 놓여있을 법한 가구, 식기류, 홈데코 상품을 파는 ZARA HOME에서 이번에는 '문구'를 선보였습니다. 어느 날 메일함에 도착해있는 시크한 제목을 발견했죠.
어떤 카피라이팅의 기교도 없이 담백하고 깔끔하게 쓰인 '문구류' 이건 클릭을 안해볼 수가 없었습니다.
세상에, 이 무드 좀 보세요! 짙은 노란색과 청록색의 조화로움이 아름다운 문구 컬렉션을 볼 수 있었습니다. 대만의 문구 편집샵 'TOOLS TO LIVEBY'의 필기구도 보이고 독일의 문구 브랜드 E+M의 필기구도 볼 수 있어요. 심플한 다이어리도 탐나고 무드 이미지상에 보이는 스티키 노트 구성도 노란색과 흰색, 그리고 저 회색은 은색인지 회색인지 너무 궁금해졌습니다.(은색 인덱스라니 평소에 잘 볼 수 없잖아요?) 문구는 이렇게 인터넷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감각하며 경험하는 게 즐거움이 배가 되는 물건이라 보고 구입하고 싶었는데 저희 집에서 가까운 스타필드 고양에 있는 ZARA HOME 매장에는 아쉽게도 문구라인은 없더라고요. 사우님도 근처에 ZARA HOME이 보인다면 들어가서 문구가 있는지 구경해보세요!
아그네스 마틴 디자인스튜디오 아시나요? 브랜드 히스토리 찾기가 어려워서 아쉬웠지만 브랜드 스토리를 보지 않아도 선보이는 문구 제품만으로도 설명이 충분한 브랜드 같아요. 황동 흑단나무로 만든 만년필부터 나무로 만든 샤프심 케이스, 빈티지 데스크 빗자루 등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문구가 아니라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문구 용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국내 브랜드 중 자체 디자인을 기반으로 심미성이 좋고 질도 좋은 문구 제품이 많지 않아서 그만큼 이런 브랜드가 귀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이번에는 연필 쿠션 커버를 출시했다고 합니다. 필통도 여러 개이고 연필도 수십자루가 있지만, 연필 쿠션은 하나도 없으니 이건 어쩔 수 없네요. 꼭 사야할 것 같아요.
제가 또 소문난(?) 스티커 덕후아니겠습니까?스티커 덕후로 책까지 냈으면 이미 증명은 끝난 것 같습니다. 그런 저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초특급 축제가 돌아왔습니다. 지난 2019년 1회를 시작으로 총 5회까지 열렸던 원모어백의 '온리 스티커즈' 전이 2년만에 24년 버전으로 다시 열렸습니다. 40팀이 제작한 총 140종의 스티커를 전시한다고 해요. 저와 같은 스티커 덕후는 이번 전시 놓치지 마세요! 원모어백은 서울 종로에 위치해 있는데요, 멀어서 아쉬우신 분들도 온라인을 통해 보실 수 있다고 합니다!
온리 스티커즈 2024 🟡 팝업 기간: 2024년 9월 6일(금) ~ 30일(월) / (기간 중 추석 연휴 16, 17, 18일 휴무) 🟡 오프라인: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6-1, 2층 🟡 온라인: onemorebag.kr
얼마 전 중요할지도 모르는 메일을 용량때문에 받지 못했어요. 부랴부랴 용량을 늘리는 유료 플랜을 구입했지만, 한번 도달하지 않은 편지는 다시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 진짜 정리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을 실행으로 옮겼어요. 구글포토의 모든 사진을 다운받아 나스로 옮기고 전체 삭제가 안 되는 탓에 이틀에 걸쳐 하나하나 선택하여 14기가에 달하는 영상과 사진을 모두 지웠습니다. 그 와중에 용량 때문에 받지 못하였다고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재발송을 요청해서 다시 받은 메일 내용은 제가 고대하던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덕에 차일피일 미루던 사진을 정리하긴 했으니 다행입니다. 사진을 지우기 위해 사진을 하나하나 선택하면서 결혼하기 전, 문구소녀 쇼핑몰을 운영하던 시절, 결혼 준비, 결혼, 레퍼런스 열심히 찾아다니던 주니어 시절, 임신, 출산, 아이의 성장을 돌아보며 오롯이 추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아이 사진은 분명 백업을 해두었는데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삭제’ 버튼을 누르는 게 힘들던지. 묘한 경험이었죠.
비웠으면이제더소중하고행복한기억들로채워야겠죠?오늘은연락이뜸했던지인에게연락해서추석인사를 가볍게 건네보는건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