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레터들을 쭉 보신 사우님이라면 아시겠지만, 이번 여름 동안 심리 상담을 한다는 이야기를 드렸어요. 어제가 9회차 상담이었고 드디어 공식적으로 상담을 종결하였습니다. 종결하는 상담을 하며 제 마음과 감정이 어떻게 괜찮아졌는지 돌이켜보니 상담을 통해 인지적 오류를 바로잡는 연습을 하기도 하였지만, 아무런 대가 없이 저를 응원해주는 사람들과 만나고, 여행을 가고, 아이와 함께 계절을 온몸으로 만끽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괜찮아졌어요. 특히 '내가 문제인가?', '왜?'라는 물음의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었는데 주말마다 남편, 아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며 페달을 힘껏 밟는 데에만 온 감각과 신경을 집중하니 실제 인과관계가 없는 생각의 굴레를 자연스럽게 끊을 수 있었습니다.
상담사 선생님이 종결 이후에도 '평소의 마음 상태를 잘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너무 늦기 전에 지친 내 마음을 발견하고, 적절하게 휴식을 줘야한다고 말이죠. 사우님의 이번주 마음 상태는 어떠하셨나요? 사우님께 이 편지가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늘 편지도 시작해볼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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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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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년필 필사가 '요즘 취미'라고?
✎ 자라가 생각하는 문구의 모습은
✎ 새로운 곳에서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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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좋은 입문용 만년필
✐☡ 만년필 필사가 '요즘 취미'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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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트렌드를 전하는 '캐릿'에서 텍스트 힙에 이어 요즘 힙스터는 필사모임 나간다는 이야기를 전했는데요. 독서 열풍 등 '텍스트 콘텐츠를 힙하다고 여기는 문화가 일부 Z세대가 즐기는 문화가 아니라 주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올해 5월에 개최된 '제10회 교보손글씨대회' 응모자가 4만 4천여 명으로 지난해보다 약 3배 가량 늘었답니다. 그 일환으로 독특한 필기감과 다양한 잉크를 경험할 수 있는 만년필이 주목받고 있고 몇 년 전 마테 소분이 유행한 것처럼 잉크 소분이 유행한다고 해요. 만년필과 더불어 뜨개질 등 느리고 자극적이지 않은 것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 같아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집 안에서 즐길 새로운 취미를 찾고 있으신 사우님을 위해 필사하기 좋은 가성비 좋은 만년필 소개를 가져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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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님은 부드러운 필기감을 좋아하세요, 사각거리는 필기감을 좋아하세요?
부드러운 필기감이 취향이라면 고쿠요 프레피 페르파네프 만년필을 추천드립니다. 고쿠요와 플래티넘이 콜라보한 프레피 페르파네프 만년필인데요. 이 만년필을 본격적으로 소개해드리기 전에 고쿠요 페르파네프 라인에 대한 설명을 먼저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일본의 문구 브랜드 고쿠요가 반질반질, 사각사각, 까끌까끌한 3종류의 필기 감각을 주제로 종이와 펜 서로의 장점을 돋보이게 하는 궁극의 궁합을 기획한 게 페르파네프(Paper+Pen) 라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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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고쿠요 공식 홈페이지
펜의 경우 중성펜으로 인기가 있는 제브라와 콜라보한 사라사 페르파네프, 만년필로 인기가 있는 플래티넘과 콜라보한 프레피 페르파네프가 있습니다. 플래티넘의 프레피 만년필은 만년필 중에서도 '저렴이 대명사'로 불립니다. 사실 저는 만년필 입문 시절 이런 저렴이 만년필 경험이 좋지 않았던 적이 많아서 저렴이 만년필에 대한 불신이 있는 편인데요. 문구를 좋아하는 선배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프레피 페르파네프는 무려 몽블랑 못지 않은 부드러운 필기감을 경험할 수 있다는 말을 해주셨어요. 2만원이 안되는 만년필 시필감이 몽블랑? 바로 주문했습니다.(네이버 검색을 통해 구매)
한 가지 사이즈의 닙밖에 없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세필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그런 저에게도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적당한 두께감입니다. 플라스틱 바디라서 가볍습니다. 또한 뚜껑은 돌려서 닫는 스크류 타입은 아니고 뽑아서 사용하는 방식이고요. 컨버터가 아니라 카트리지를 꽂아서 사용하는 건데, 잉크 조절을 위해 카트리지 안에 작은 볼이 들어가 있어서 자꾸 달그락거리는 건 신경쓰이더라고요. 하지만 시필감 하나는 정말 부드럽습니다! ZARAZARA(거칠거칠)한 종이와 잘 맞는 궁합의 필기구여서 그런지 꼭 표면이 매끄러운 만년필 종이가 아니더라도 종이를 가리지 않고 잘 써져요. 만년필은 비싼데다 워낙 예민한 필기구이니 평상시에 쓰기는 좀 부담스러운데, 프레피 페르파네프는 가격적인 면, 시필감 모두 좋아서 일상에서 자주 쓰기 좋은 만년필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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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은 사각거림이지! 하는 사우님이라면 홍디안 1850을 추천드립니다. 중국의 저장 성 리수이 렌톈 문구사의 만년필 브랜드인데요. 이건 쓸 때 사각거리는 소리와 감각이 느껴지는 편입니다. 촉이 얇을 수록 긁히듯 사각거리는 만년필도 있는데 이건 EF촉인데도 사각거림은 유지한채 부드럽게 써지는 편입니다. 저 역시도 그랬고 처음 만년필을 접하시는 분들이 약간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부분이 사각거리는 만년필과 종이가 닿을 때 촉이 긁히는 느낌 같은데요. 이건 만년필을 처음 접하시는 분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만년필+잉크 세트로 구매했는데(쿠팡에서 구매) 그렇게 구매해도 25,000 내외라는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가 매력적이었어요. 프레피처럼 이것도 뚜껑은 당겨서 빼는 형식이에요. 하지만 매끄럽고 묵직한 바디와 디자인이 저렴이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피스톤 방식이고 역시 피스톤에 작은 스프링이 들어가 있어서 잉크를 잘 섞어주지만 펜을 들 때 약간의 달그락거림이 있습니다. 역시 종이를 잘 가리지 않고 어디에나 잘 써지는 편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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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그렇고 세상 모든 것이 그렇지만, 만년필의 세계 역시 만년필마다 가지고 있는 개성과 매력이 다 달라서 추천이 어려운 문구 중에 하나인데요. 저는 수~많은 만년필 중에 제가 경험한 다소 좁은 만년필 경험을 통해 추천을 드린 것이고, 가장 좋은 건 여러 만년필을 경험해 보면서 나의 필기 방식과 가장 잘 맞는 만년필을 찾는 것 아닐까 합니다.
사우님은 어떤 필기감을 선호하시나요? 주로 어떤 환경에서, 어떤 노트에 필기를 하는 편이세요? 이런 것들을 잘 떠올려서 사우님과 잘 맞는 궁합의 만년필을 꼭 찾아보세요.🖊️
저렴이부터 하나 둘 사서 오래도록 이 잉크 저 잉크 넣어보며 경험을 확장할 수도 있고, 시필 공간이나 시필 서비스를 제공하는 베스트펜이나 라이팅룸 같은 공간에서 시필을 해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만년필을 고를 수도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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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RA가 선보이는 문구
자라가 생각하는 문구의 모습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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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너무 궁금해서 실물을 꼭 보고 싶었는데 주변에 자라 홈을 찾기가 힘들 뿐더러 어렵게 찾아도 문구 상품을 찾을 수 없어서 결국 인터넷으로 샀습니다. 다이어리 시즌이니 사우님도 궁금하실 것 같은 A5 사무용 데일리 일정 다이어리와 개인적으로 회색인지 은색인지 궁금했던 스티커 인덱스 메모지 세트를 구매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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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저렴하진 않았어요. 다이어리가 39,900원에 인덱스가 13,900원입니다. 가격만큼 겉모습이 고급집니다. 인덱스 메모의 경우 커버가 코튼 소재이고, 자석이 있어서 여닫을 때 상당히 고급집니다. 메모지의 크기도 큼지막 해서 긴 메모도 거뜬합니다. 점착력도 좋아요! 떼도 지저분한 자국이 남지 않고 부드럽게 떼어집니다.
제가 가장 궁금했던 컬러! 이 회색처럼 보이는 것이 회색인가 은색인가? 사실 저는 은색 같아보였거든요? 그리고 은색이었으면 했는데, 그냥 회색이었어요...🥲 인덱스는 아마 평생써도 남을 정도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웬만큼 특이한 디자인/소재/컬러가 아닌 이상 사지 않는데 그래서인지 실망이 좀 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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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는 양장커버인데다 종이 매수도 많아서 엄청 무겁습니다. 그래서 휴대하긴 어렵고 책상에 두고 기록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밖에 없고 위의 표기된 날짜의 경우도 우리나라에서 익숙한 년/월/일 표기법이 아니라 일/월/년 표기라 다소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24년 9월부터 시작한다는 거예요. 근데 끝나는 건 25년 12월입니다. 제품명이 사무용 데일리 일정 다이어리인데 사무실에서 이거 들고 다니면 문학소녀처럼 보일 것 같기도 하고요...? 날짜가 인쇄되어 있는 버전이라 이걸 어떻게 쓸지 고민을 좀 해봐야 할 듯합니다.😅 독자 의견함에도 자라의 문구 소식을 보시고 궁금해하시는 사우님들이 계셨는데, 어찌 궁금증이 조금 해소되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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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머쉬룸페이퍼팜 인스타그램
조립노트로 유명한 머쉬룸페이퍼팜에서 2025 기록생활 : 나만의 다이어리 만들기 전시를 개최합니다. 기록의 다양한 방식과 템플릿을 한 눈에 볼 수있고 나만의 다이어리 만들기는 재활용 비닐로 커스텀 커버를 만들 수 있다고 해요. 근데 이 비닐로 만든 커버가 색감도, 질감도 다양하고 귀엽더라고요.
✏️ 기간: ~25년 1월 31일까지 ✏️ 시간: 평일 12:00-19:30 주말 12:00-20:30 ✏️ 장소: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21길 6 2-3층 머쉬룸페이퍼팜 홍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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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입고 소식
새로운 곳에서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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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공간과몰입
제 문구 여행기를 담은 독립출판물 <일본 도쿄 문방구 여행>을 이제 서울 혜화에 위치한 독립서점 공간과몰입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문구 코너 한 켠에 제 책을 소개해주고 계신데요. 혜화에 놀러가시면 '온전한 몰입을 위한 공간, 공간과 몰입'에 들러보세요!
📍 <일본 도쿄 문방구 여행>을 만날 수 있는 전국 서점 리스트
📓공간과몰입 @gggmolip
서울 종로구 낙산길 19
📓스트로지북앤필름 로터리점 @at_storage 서울 용산구 신흥로 36길 5 1층
📓책방연희 @chaegbangyeonhui
서울 와우산로35길 3
📓책방실격 @itsnotjustabookstore 경북 고령군 다산면 다산중앙길 69-4 102호
📓책과 생활 @chaekand
광주 동구 제봉로 100-1, 2층
📓러브앤프리 @lovenfree_book 광주 남구 천변좌로 418번길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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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문구구절절에 쓰려고 모아둔 리뷰할 문구들이 엄청 많은데, 뉴스레터 쓰려면 사진찍고 긴 글 쓰고, 레이아웃 잡는 걸 생각하면 부담이 되고 결국 쓰기 싫은데 억지로 쓰는 날도 있습니다.(쓰고나면 그렇게 후련하고 개운하지만요!) 인스타그램 역시 브랜드 계정을 관리하는 마케터의 직업병인지, 정제되지 않은 콘텐츠를 올리는 것에 부담이 있는데 매번 부담 내려놓기 연습을 해보려 해도 참 어렵네요. 근데 아무도 부담을 주지 않은데 가장 큰 함정이랄까요?😶🌫️ 좋아하는 걸 가볍게 대할 수 있어야 좋아하는 마음이 고통스럽지 않은 것 같아요😣
오늘도 이렇게 제 구구절절한 문구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우님!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사우님의 답장을 아래의 '독자 의견함'을 통해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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