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미루다간 5월을 그냥 보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육퇴 후 눕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잠을 뒤로 하고 이렇게 사우님께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사우님의 이번 주는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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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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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보고 쌀롱에서 문구 이야기를 했습니다.
✎ 24년 문방구 대상은?
✎ 저랑 같이 문구 탐구 일지 쓰실 분?
서울책보고 북토크
책보고 쌀롱에서 함께 문구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난 4월 서울 책보고에서 책보고 쌀롱의 쌀롱지기로 문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지난 교보문고에서 열린 북토크에는 저말고도 공동 저자분들이 계셨기에 떨리는 와중에 마음은 든든했는데요. 이번에는 저 혼자 서는 자리라 무척이나 떨렸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자발적으로 손을 들고 발표를 해본 적이 전무한 극 내향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혼자 문구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 함께 문구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쌀롱지기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사실 ‘문구’를 진짜 좋아하셔서 오신 분들 반, 아닌 분들이 반이었는데요. 다행히도 문구의 특성상 문구를 사용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없기에 또 지금도 꾸준히 일상생활에 꼭 붙어 함께 하는 것이 문구이기에 이야기를 나누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인연이 연결되어 기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제안주신 서울책보고 유경 대리님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또 어디선가 문구 이야기를 하게 되면 사우님께 제일 먼저 소식 전해드릴게요! 서울책보고에서는 매월 다른 주제로 책보고 쌀롱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흥미있으신 분들은 방문하셔서 유익한 경험하시길🙆♀️
일본에서 매년 2월에 발행되는 '문방구 대상' 잡지
2024년 문방구 대상은?
일본에서는 매년 2월쯤 ‘문방구 대상’이라는 잡지를 발행합니다. 한 해 동안 일본에서 출시된 문구 아이템 중 그 해의 대상과 카테고리별 순위를 정하는데요. 문구 브랜드 13개 사와 문구 크리에이터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합니다. 이번에 입후보된 문구는 약 1600여점. 그 중 기능, 디자인, 아이디어를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고 대상을 선정합니다.
올해 대상은 펜텔의 매트홉이 차지했네요! 매트홉은 지난 문구구절절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링크). 젤펜 같은 가벼운 디자인에 폴라로이드 등의 코팅된 면에도 선명하게 발색이 되고 마른 후에는 매트하게 표현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금까지의 펜 카테고리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했다는 평이 있더라고요!
디자인상은 유니볼 원 P가 차지했네요! 기존 유니볼 펜을 작고 통통하게 만들고 귀여운 컬러를 입혀서 새로운 컬러가 나올 때마다 저도 갖고 싶어지더라고요!
기능상은 고쿠요 캠퍼스 노트 플랫입니다. 180도로 완전하게 평평하게 펼쳐진다고 해요. 기존의 무선제본은 페이지를 넘길 수록 가운데가 봉긋 솟아올라 평평하지만 ‘완전히’ 평평하지는 않았는데요. 아무리 페이지를 넘겨도 하나의 페이지인 것 처럼 평평한 제본을 실현하기 위해 개발에 3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아이디어상은 선스타에서 출시된 우칸무리클립인데요. 기존 클립들과 다르게 가운데가 시원하게 뚫려있어서 책의 최소한의 부분만 잡고도 단단하게 고정시켜줍니다. 사소한 불편함도 작게 보지 않고 제품 기획을 통해 더 편리한 제품을 탄생시킨 것 같아요.
이 외에도 카테고리별 다양한 문구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으니 문구 디자이너나 기획자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
미니어쳐 좋아하세요? 저는 기존 사이즈에서 과하게 커지거나 과하게 작아진 것들을 좋아하는데요. 그래서 같은 물건이어도 이렇게 크기가 달라지면 지나칠 수 없습니다. The 문구 - 미니어처 마스코트 시리즈(링크)도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반다이에서 쿠루토가, 포스카 등 유니의 인기 필기구 상품들을 미니어쳐로 내놓았네요.
오는 6월부터 밑미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에서 나만의 가치를 발견하는 리추얼을 해보려고 합니다. 각자가 좋아하는 것 한 가지를 선정한 후 다양한 각도에서 좋아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는 건데요. ‘관찰일지’를 떠올리시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제가 초등학생일 때, 여름방학 숙제로 00관찰일지 같은 걸 썼는데요. 물론 그때의 감흥이나 기록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지만, 관찰일지라는 포맷은 익숙해졌죠. 그래서일까요? 제가 좋아하는 문구를 관찰하는 일기도 자연스럽게 쓰게 됐어요. 주변에 있는 문구를 하나하나 뜯어보며 관찰하고 정보를 찾아보다보면 이 문구를 그냥 쓸 때보다 더 애정이 가게 됩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무기력증으로 병원을 내원한 사람들에게 의사 선생님은 ‘산책하며 사진찍기’를 권한다고 합니다. 주변에 일상적인 것들을 사진찍기라는 목표를 이루기위해 자세히보다보면 무채색이었던 세상이 하나씩 색칠되어가는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내가 좋아하는 것에서 나도 모르고 있던 인생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찾아보는 거에요. 좋아하는 세상이 좀 더 다채로워질 거라 감히 장담합니다🌈
지금 밑미 사이트에서 신청을 받고 있어요. 리추얼 기간은 6/3(월) ~ 6/21(금) 약 3주간 진행되며 해당 기간 동안 2번의 웹 미팅을 갖습니다.
저는 지난 주 일본 후쿠오카에 다녀왔습니다.✈️ 아이와 부모님까지 모시고 간 여행이었는데요.
아마도 혼자 혹은 남편과 둘이서 갔다면 맛집도 가고 쇼핑할 것도 한 짐 사가지고 오는 여행이었겠으나 역시 아이와 부모님을 모시고 통역하랴 경로 정하랴 저마다의 취향 맞추면서 운전까지 하는 타지에서의 여행은 쉽지 않더라고요. 문구를 구경하기는 커녕 실컷 쇼핑한 기억이라곤 편의점에서 매일 저녁 먹을 맥주 쇼핑한 게 다 입니다. 하하
그러다 왜 이렇게 여행을 힘들게 해야하는 건지, 누구를 위한 여행인건지하는 생각을 하며 혼자 골이 나기도 했는데요. 여행 끝에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렇게 힘들게 한 여행이었으니 나중에 안주 삼을 이야기가 진하게 생겼다는 생각이요. 맛있는 거 먹고 사고 싶은 거 다 사는 여행이었으면 그것대로 행복했겠지만 아마도 '이야기'가 되지는 않았겠지요. 오늘도 구구절절한 저의 편지를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길!🕊️